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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 “모진 마음 먹고 한강다리 선 사람들, 얘기 들어준 것만으로 발길 돌리죠”
Date : 2016-10-31
NAME : life9191
Hit : 342
지난달 13일 오전 2시 20대 초반 대학생 A씨는 서울 여의도동 마포대교 중간쯤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자살을 고민하며 다리를 걷던 그에게 다리 난간에 설치된 ‘SOS생명의전화’가 눈에 띄었다.

생보재단 ‘ 생명의전화’ 79대 운영 5년간 4951명에게 희망의 메시지

수화기는 들었지만 좀처럼 말을 꺼내지 못하던 A씨에게 한국생명의전화 상담사 최장숙(70)씨는 차분한 어조로 “어떤 이야기인지 알려 달라”고 말했다. 결국 A씨는 “힘들어 죽고 싶다. 부모님이 인정하지 않는 대학을 다니는데 나도 싫고 부모도 싫다”며 고민을 꺼내놨고 최씨는 공감을 나타냈다. 12분간의 상담을 거쳐 119 신고가 이뤄졌고 A씨는 보호자와 함께 안전하게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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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생명의전화는 이처럼 생사의 기로에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을 24시간 상담한다. 2011년 7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한국생명의전화가 한강 교량의 투신 자살을 예방하려 시작한 사업이다. 지금까지 21개 교량(전국 기준)에 전화기 79대가 설치됐다.

생명의전화는 5년간 자살 위기에 놓인 4951명의 팔을 붙들었다. 입시 압박을 받는 고교생(32.7%)과 취직·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20대(34%)가 주로 전화기를 든다. 최정미 한국생명의전화 팀장은 “평소 고민을 풀기 어려운 젊은 층이 오랫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513명, 하루 평균 37명이다. 10~30대 사망 원인 1위도 자살이다. 정부는 자살 예방에 대한 정책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많다. 민간 단체인 생명보험재단 등이 이러한 구멍을 메워주는 것이다.

상담 전화는 대개 심야·새벽 시간대에 걸려온다. 밤을 새우며 전화를 받는 상담사들의 사명감은 크다. 4년째 자원봉사 중인 최 상담사는 “모진 마음을 먹고 다리에 온 사람들도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위로를 받고 되돌아가곤 한다. 내 목소리가 자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명의전화와 같은 전문성 있는 자살 예방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광자 이화여대 간호학부 명예교수는 “긴급 구조뿐 아니라 사후 상담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형 생명보험재단 이사장은 “생명의전화를 비롯해 ‘농약안전보관함’, 청소년 자살예방 교육 등 다양한 생명 존중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http://news.joins.com/article/20756566
한국생명의전화 서울시 안전상 단체상 선정
사람을 살리는 전화 한국생명의전화 [인터뷰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