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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해고를 당했는데 너무 우울합니다
작성자 : 구지현
작성일 : 2017-10-05 오후 8:10:52
상담분류 : 기타상담 조회 : 88
안녕하세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신청해서 회사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2년을 근무하면 천이백만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인데요. 운이 좋아서 신청이 되었습니다. 엄마랑 저랑 엄청 좋아했어요. 제가 이번에 처음으로 취직한 사회초년생인데 모든 일이 잘 풀릴 것 같았어요. 엄마가 빚이 엄청 많으시거든요. 주야간으로 엄청 고생하셔서 피부는 벗겨지고 다리근육도 상하고 안 움직이는 손가락도 있어요. 천이백만원이면 빚의 3분의 1정도는 갚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아했어요.
그런데 9월 29일에 갑작스럽게 해고통보를 받아버렸어요. 9월30일부터 엄청 긴 연휴가 시작되서 2개월 전부터 설레하고 약속도 잡고 기대를 했거든요. 딱 퇴근하기 전에 대표가 구두로 해고통보 하더라구요. 진짜 세상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어요. 엄마와 빚 생각이 나면서 심장이 밑으로 꺼지는 기분이더라구요. 머리도 잘 안 돌아가서 멍 때리듯이 듣고 있었어요. 대표 말로는 제가 회사랑 잘 안 맞는 것 같다고 10월 15일 전까지만 다니라고 했어요.
진짜 작은 회사라 사무실에 저까지 3명 현장에 1명 이렇게 총 4명이예요. 과장이 한 명 있는데 대표 조카거든요. 일을 미루고 대표 없을 때 놀러 나가서 복귀 안 해도 대표는 조카라고 아무말도 못해요. 대신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화풀이를 해요.
저는 심리학과를 전공하고 회계자격증을 3개 정도 땄어요. 이 회사에 입사할 때 공고가 '재무회계 관련 일'을 한다고 해서 지원했거든요. 재무회계 관련 일을 했지만 국과과제 관련 일도 시키는 거예요. 아무것도 안 가르쳐주고요. 회사 메일 보고 알아서 하라는 말만 항상 했어요. 눈알이 빠지도록 회사메일을 읽어도 전혀 모르겠어서 물어보면 '지현씨 일인데 알아서 해야죠.'하면서 신경질 냈어요. 연구주제가 공대에서 할 법한 내용이었는데, 정말 생소한 단어 투성이들이었어요. 포항과학연구원이나 재료연구소 같은 곳과 공동연구를 하는데, 실험 내용을 아무것도 안 알려주고, 회의 같은 게 있으면 저는 빼놓고, 다른 회사 연구원들과 만날 일이 있으면 저는 소개시켜 주지도 않고요. 그래놓고서는 시험 결과를 정리하라고 하는 거예요. 너무 막막해서 퇴사한 대리님(제가 5월달에 입사했는데, 5월달에 저한테 기본적인 재무일을 가르쳐주시고 퇴사하셨어요)께 연락해서 물어보고 그랬어요. 물어보니까 대리님이 저는 아직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원래 과장이 해야 하는 일인 데다가 시험 내용 공유를 안해주기 때문에 저는 당연히 못할 수 밖에 없다고, 사실 과장도 내용을 잘 모른다 이렇게 말씀해주셨어요. 차라리 현장에 계신 분에게 물어보라고 하셔서 그분께 물어봤더니 엄청 자세히 알려주셨어요. 과장한테 물어보면 가끔 기분좋을 때 알려주긴 하는데, 대답하는데 아주 오래 걸리고 '아마도 제상각에는...'이런식으로 자신없게 대답하거든요.아니면 '저야 모르죠.'이렇게 무책임하게 대답해요. 대리님 말로는 다른 회사 연구원들도 과장하고는 별로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했어요.
그리고 제가 싹싹한 성격이 아니에요. 좀 무뚝뚝한 편이고 점심시간에 회사사람들이랑 수다떨기 보다는 독서를 하거든요. 그런 부분도 과장 입장에서 거슬렸을 것 같고, 여자가 자기 말에 토다는 것과 일 잘하는걸 제일 싫어해요. 자기 비위 맞춰주고 말이 많으면서 순종적인 여자를 좋아해요. 제가 대리님이 알려준대로 일을 하고 있으면 엄청 화를 냈어요. 자기한테 물어보지 않고 한다구요. 지금 대리님이 회사에 있냐면서 뭐라고 했어요. 물어보면 안 가르쳐주면서. 에어컨 커버 살때 저한테 시키길래 에어컨 크기재고, 제일 싼 걸 찾았거든요. 인터넷에서 파는 건 규격화 되어 있더라구요. 스판으로 되어서 25센치 정도 더 늘어난다고 해서 과장한테 보여줬거든요, 그런데 과장이 안 맞겠다는 거예요. 회사 게 규격보다 5센티 정도가 더 컸는데, 스판이 25센치 늘어나서 맞을거다라고 대답했더니, 안맞으면 저보고 책임질 거냐면서 화를 내는 거예요. 안맞으면 어쩔거냐고 하길래 '반품하면 되죠'라고 대답했더니 그럼 일을 두 번 하는 게 되는 게 아니냐고 그러는 거예요. 규격이 전부 똑같고 그거 외에는 못찾겠다고 대답하니까,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던가 라고 하더라구요. 이런 식으로 제가 조금이라도 말대답 하면 이상한 논리로 신경질을 냈어요. 비슷한 일이 4개월 동안 3번 정ㅓ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대표에게 절 해고해야한다고 했을 거예요.
대리님은 경력이 17년쯤 되거든요. 유능하셔서 여기저기 스카웃도 들어왔었고, 과제나 다른 일들을 따오고 대표 부동산 관리 세금관리 등으로 몇 천만원씩 환급받게 해주고 그랬어요. 우리 회사가 적자가 많아서 중진공 대출이 힘들거든요. 그것도 대리님은 2억 대출하는 데 성공하셨어요. 자기보다 일을 훨씬 잘하니까 과장이 열등감을 느꼈는지 대리님을 엄청 싫어하셨어요. 대리님은 자기 제일 친한 친구의 동생이 과장이라 3년 동안 쭉 참으셨고요. 대리님이 떠나기 전에 저한테 하소연을 좀 하셨고, 저한테 지현씨도 떠나는 게 좋을 거라고 그렇게 말씀하셨는데 말 들을 걸 그랬나봐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신청하려면 신청하기 전 3개월 동안 퇴사자가 없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5월달에 입사했지만 4대보험과 청년내일채움공제는 8월 달에 했어요. 정식직원으로 등록된 게 8월이에요. 정말 속상한 게 정직원으로 등록된게 8월이라 실업급여 신청도 못하고 해고예고수당신청이나 해고구제신청 이런 걸 아무것도 못한다는 거예요. 청년내일채움공제도 재신청이 안될 것 같아요. 대리님이 과장은 아무리 일이 많아도 스트레스를 안 받는대요. 왜냐하면 '어쩔 수 없죠.' 이렇게 생각하고 일이 마무리 안되면 안되는대로 손에서 놓는다고 하더라구요. 대표는 거의 회사에 없는데 과장도 일찍 퇴근해버리구요. 3,4 시간씩 밖에 있다 오는 적도 많아요. 과장 부모님과 누나분은 엄청 착하고 좋은 분들이래요. 학원과 과외로 부산대에 입학하긴 했는데 너무 놀아서 재적당했는데, 친척이 회사 대표고 이 회사에 입사한거구요. 심지어 군대도 소방공무원으로 가서 엄청 편하게 군대 갔다왔어요. 순하고 고분고분한 여자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애도 있구요. 그 집 쓰레기를 회사에 가져와서 버려서 회사 창고는 구더기가 드글드글하고, 그건 현장에 일하시는 분이 치우세요. 차는 회사차 끌고 다녀서 기름값 안 들고, 폰요금도 회사에서 내 주고요. 아무리 일을 안해도 대표는 속으로 삭히기만 하고, 예전에 대리님이 따왔던 일들을 전부 과장이 망쳐도 절대 해고 안한대요. 과장 이 사람은 앞으로도 이렇게 편하고 행복하게 살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고 억울해요. 딱히 갚아줄 방법도 없고, 신고할 생각은 없지만 만약에 회사를 신고해도 곤란한 건 대표잖아요. 과장은 대표한테 감사함을 느끼지도 않는 것 같아요. 예전에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자문만 해주는 전무님이 있었는데요. 그분도 일을 정말 안하셨거든요. 보고서는 써야하니까 대리님이 과장한테 우리라도 해야겠다라고 하니까, 과장이 싫다고 했대요. 왜 자기가 해야하냐면서 뭐가 잘못되도 대표님이 잘못되는 거지 제 탓은 아니잖아요. 이렇게 말했대요. 대리님 퇴직금도 제대로 안챙겨주려고 수당도 전부 빼버려서 대리님이 마음고생했구요.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 경력이 10년이 넘었는데 대표가 월급 못올리게 막고 있어요. 현장에서 일하는 분이 고졸인데 자기보다 월급이 높으면 좀 그렇다구요. 현장은 에어컨이 없는데 사달라고 해도 과장이 결제를 안해줘서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은 한여름 40도 속에서 일하셨어요. 이번 여름은 특히 더워서 계속 현장분이 대표랑 과장한테 계속 어필하니까, 결국 여름 다 끝나고 에어컨 결제해줬어요. 자기거는 칼같이 챙겨요. 대표는 모든 일을 과장한테 맡기고 대표의 권한도 전부 과장한테 위임했어요. 제 심증이지만 아마 과장이 제가 실업급여도 해고구제신청이나 예고수당도 못받게 계산해서 해고되게 한 걸 거예요. 너무 화가 나요.
청년채움공제를 신청하고 나서 1년 정도는 퇴직하는 사람이 없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전무님을 권고사직 시킨거예요. 과제도 9월에 끝났고, 전무님은 일주일에 한 번도 출근안하시고 일도 거의 안하시거든요. 그래서 꼭 해고하고 싶었나봐요. 퇴직자가 있을 경우에 저는 괜찮은데 회사가 지원금을 못 받게 되거든요. 전무님 해고시킬 때부터 저도 정리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대표는 제가 대리님처럼 일할 줄 알았나봐요. 첫날부터 대리님처럼, 대리님처럼 막 그러길래 되게 부담스러웠는데 대리님이 괜찮다고 해줘서 정말 괜찮을 줄 알았어요.
주저리주저리 글이 엉망이네요ㅠ저보다 힘든 사람들도 많이 있는 건 알고 있는데 그래도 계속 우울해요. 엄마랑 아빠가 이혼하셔서 엄마 혼자 저랑 동생을 키우셨는데, 진짜 고생하셨어요. 엄마 생각을 하니까 너무 미안해서 많이 울었어요. 친구도 만나서 이야기했는데 기분이 괜찮아지는 듯, 다시 엉망진창이 되고 이게 계속 반복돼요. 계속계속 회사일만 머릿속에서 반복되고 있어요. 왜 하필 연휴 바로 전에 해고통보를 했을까요? 이렇게 제대로 못 쉴 거라는걸 예상하고 엿먹으라는 심보였을 거예요. 토일월요일 힘들게 보내고 그저께부터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았어요. 다시 열심히 공부해서 더 좋은 기업에 들어가면 될거야.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지. 이렇게 생각하니까 나아졌는데, 오늘 갑자기 기분이 우울해져서 어쩔줄을 모르겠어요. 계속 엄마한테 미안해서요. 취직하고 제일 기뻐해셨거든요. 해고당한날 한동안 집에 들어가지도 못했어요. 머릿속으론 괜찮다고 생각해도 우울해서 기운이 없어요. 연휴끝나고 회사에 4일정도 나가야하는데 그게 무서워서 죽을 거 같아요. 지금은 해고당했다는 사실보다 회사에 나가야한다는 사실이 더 힘들어요. 해고당한 날, usb에 저장되어 있던 파일을 홧김에 전부 삭제했거든요. 대표가 인수인계 하고 가라고 했는데 전부삭제해버려서... 너무 후회돼요. 다른 사람들 고민 들어보면 내 고민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에게 더이상 징징거리지 못하겠어요. 취준생 때 취업준비한다고 고생한 적이 있어서 그런지 그것도 걱정이 되구요. 또 언제 취직하게 될 지 모르니까 막막하고 그래요.
IP : 221.162.206.26
답변내용 :
지현님께

남들은 황금연휴였는데 그 긴 휴일은 지현님에게 긴 지옥의 시간이었겠군요.
연휴를 앞두고 해고통보를 하다니 배려도 없고 심술만 많은 회사네요.

대표 조카라는 큰 방패를 가지고 온갖 횡포를 부리는 과장이었지만
빚의 3분의 1을 갚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힘들어도 지현님을 버틸 수 있게 했는데
해고라니... 읽고 있는 저도 화가 납니다.

아시겠지만, 근로기준법 제23조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없이 함부로 해고를 할 수 없고,
해고는 절차적으로 '서면'으로 해야 효력이 있습니다.
그냥 구두상으로 해고를 통보하는 것은 법 위반으로 무효입니다.

만약 복직을 원치 않는다면 부당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상당액 청구만도 가능한데,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인 사업장에서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능합니다.
편지글에서는 사무실 근로인원이 4명이라고 하시니 거주하시는 구청이나 동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무료법률상담을 받아보면 좋을 듯 합니다.
만약을 위해 사직서나 권고사직서 등은 어떤 이유건 절대로 작성하시면 안 됩니다.

지현님께 부당해고에 관한 정보를 드리는 것은
회사의 횡포에 대한 힘없는 근로자가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지현님외에 앞으로 발생할 억울한 해고자가 없도록
사전에 방지 하는 차원의 심정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정리되었고, 더 이상의 미련이 회사에 남아있지 않는다고 하면
깨끗이 미련을 버리고 경험했던 회사생활을 오히려 유익하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다닐 회사에서는 내가 그런 회사에서도 버티고 생활해 냈는데 이쯤이야.. 하는 생각이 들어
훨씬 적응을 수월하게 할 수 도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장래성 없고 미래가 없는 회사에서 열심히 준비한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것 보다
조금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오히려 지현님의 전공을 살릴 수 있고,
미래를 함께 할 수 있는 직장을 기다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지현님은 아직 가보지 않은 많은 길이 있고,
그 수많은 길에는 되돌아가야 하는 길도 있는데
더 직진하여 애먼 곳으로 가는 것 보다 그 길이 아님을 알고 되돌아 나오는 것이
더 빠른 일이 될 수 있지요.

얼마 전 옮겨 쓴 글이 있습니다.
‘바람개비가 돌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엄마의 실망을 생각하면 많이 속상하겠지만,
황망한 해고통보에 화가 나겠지만..

아픔과 슬픔에 멈춰있지 마시고 앞으로 걸어 나가
삶의 풍차에 좋은 소식이 곧 들려오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상담원 '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