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상담실 > 사이버상담 > 공개상담
 
 
제목 : 삶에 의지가 없습니다.
작성자 : 익명
작성일 : 2018-06-13 오전 8:05:22
상담분류 : 기타상담 조회 : 42
안녕하세요.
부정적인 글들 보면서 고생 많으십니다.
이런 말 하면서 이런 글을 올리게 되어 죄송스럽습니다.
저는 스물네살입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1년간 일하다가 군대 다녀오고
근 1년을 놀고있습니다.
지금 삶에 목표가 없고 의지도 없어요.
무엇때문에 이렇게 슬프고 힘든지도 잘 모르겠어요.
저희 부모님은 제가 열두살때 이혼하시고 고향떠나 어머니,누나와 안양으로 올라와 살았습니다.
어머니는 재혼하시고 최근 다시 헤어지셨구요.
새아버지와 함께 산 시간이 6년정도 됩니다.
열두살부터 아버지 없이 살아서 새아버지가 생겨 좋았으나
금방 또 헤어지시더군요.
이건 부모님의 일이니 관여할 수 없겠지만요.
저는 살아오면서 힘든일이 있거나 고민이 있을때 누구에게 털어놓거나 의지해본적이 없습니다.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줄뿐 제 고민은 누구에게도 털어놔본적이 없어요.
이게 곪아 터진걸까요.
근 1년을 놀면서 어머니와 누나는 뭐라도 해보라고 재촉하지만 하고 싶은게 없습니다.
계속 재촉해서 내키지 않는 공부를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금방 때려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죄책감도 들고 집에 있는것 조차 불편하고 미안한데 누나가 저를 위해 해주는 말을 할때조차 제가 한심해서 너무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너무 무력하고 한심해요.
꿈조차 없고 삶에 의욕조차 없고 목표도, 해놓은것도 없는데...
살면서 고민을 털어놔본적이 없다보니 가족에게 이런 이야기도 못하겠구요.
지금도 밤새 컴퓨터만 붙들고 있다가 누나와 싸우고 컴퓨터는 부수고 급하게 옷만 챙겨 나왔습니다.
이런말 하는것도 우습지만 이젠 그냥 지쳐서 세상을 뜨고 싶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요...
지금 이런글을 쓰는것도 자신이 한심해보입니다.
너무 무기력하고 슬퍼요.
다 큰 남자가 눈물만 계속 흐르고 이러다가 이성잃고 확 자살해버릴것 같습니다.
..
두서 없는 글 읽느라 고생하셨어요.
굳이 답변 안해주셔도 됩니다.

IP : 211.36.141.146
답변내용 :
님.
12살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새 아버지마저 6년 만에 다시 떠나갔군요.
더 어릴 적의 이야기는 안 하셨지만
어린 나이에 마음고생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심리학에서 11살까지의 가족을 ‘원가족’이라고 부릅니다.
원가족은 사람의 정신세계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원가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함부로 추측할 것은 아니지만,
님은 12살 될 때까지
아버지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아버지를 좋아한 것은 아닌지요.

청소년기에 새아버지로부터 공급받던 그 무언가도
안타깝게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았습니다.

성장기 아이에게 부모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아들이건 딸이건 아버지로부터 남성성을,
어머니로부터는 여성성을 보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아들이라고 해서 남성성만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로부터 폭력을 배우면 그 상처가 커서
일생 트라우마로 남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쨌거나 남성성, 여성성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면
아들로서, 딸로서 정체성을 갖지 못하게 됩니다.
존재감이 떨어지는 것이지요.

형제자매가 있으면, 서로 다투고 사랑하면서 관계성이 성장합니다.
반면에 독자의 경우에는 관계성이 떨어져
사람 사귀기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님.
님의 현재 어려운 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만
짐작하기로는 ‘존재감 없음’이 아닐까 합니다.

존재감은 사랑으로 크는 나무와 같습니다.
사랑을 먹고 자라는 게 존재감입니다.

“자존심은 내 인생을 책임지겠다는 자세에서 시작된다.”
어느 외국 작가가 한 말입니다.
내 인생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자신을 사랑할 때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했다면
스스로 사랑하면 됩니다.
두 팔을 교차시켜서 자신을 꼭 끌어안아 주세요.
귀에 들릴 만큼 자기 이름을 부르며
어려운 가운데서도 오늘 여기까지 살아오느라고 수고했다고
격려의 말을 해주세요.

남이 뭐라고 평가하던, 엄마나 누나가 뭐라고 하던
군대까지 잘 마치고 정말 힘들게 버텨오셨잖아요.
그만하면 누구보다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격려를 받아야 마땅합니다.

남이 나를 공격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지만
스스로 자신을 공격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을 학대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님.
이제 당당하게 자기 이름을 밝히세요.
자신의 이름에 자신감을 가지세요.
잘 견뎌온 님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당당하게 내세우고,
이름을 아껴줄 때 자존감이 살아납니다.

님.
미래에 대해 아무 희망이 없다고 하셨는데
미래는 ‘현재의 내일’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희망을 갖고 열심히 살면
미래는 자연스럽게 희망이 넘치게 됩니다.

앞이 안 보인다고 너무 걱정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 과거에 그렇게 걱정하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엄마, 누나의 잔소리에도 너무 예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분들이 더 좋은 방법을 찾지 못해서 그렇지
그분들의 잔소리도 어떻게 보면 사랑의 표현입니다.

고민이 생기거나, 누군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면
생명의전화(1588-9191)를 이용하세요.
24시간 어느 때나 인생 경험이 많은 상담원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님.
날씨가 철 이르게 덥습니다.
건강에도 조심하시고,
이제 새로운 기분으로 새 출발하세요.
과거를 되돌아보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면 됩니다.
그것이 새 출발입니다.


상담원 소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