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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만 좀 무시하라고!!!
작성자 : 개망나니
작성일 : 2017-03-06 오전 8:19:20
상담분류 : 기타상담 조회 : 155
미안합니다. 관심 좀 받고 싶어서요. 관종입니다.
관종이라는 건 사실, 되고 싶어서 되는게 아닙니다. 숙명에 채이고 또 채이다보면 들끓는 본능이 부추겨 어느새 되어있습니다.

*숙명(宿命)
(명사)날 때부터 타고난 정해진 운명. 또는 피할 수 없는 운명.

이젠 압니다.
나는 아주 개무시당하다가 쓸쓸하게 버려지기 위해 태어났다는 걸 말이죠.
기본도 안됩니다.
초중고대 군대 직장에 친목까지 두루 훑었지만 결국 카톡 지워버리고 말았습니다. 있을 필요를 전혀 못느껴요.
거 인간들이... 모여들잖아요, 모여들면 주절주절 떠드는데, 내쪽으론 애초에 방향도 돌리지 않습니다. 저희들끼리 뭘 그리 신났는지 주절주절 떠들어대구요. 어딜가든 달라질 것 없었어요.
내 어피어런스 문제인가 싶어 깔끔하게 하고 나갔지만 헛수고이구요. 거기다가, 나 웹소설작가이거든요 사실? 글을 존나게 올리는데, 정말 숙명이구나 싶을정도로 관심이 없어요 썅. 좆고딩도 수능 끝나고 즉흥적으로 글을 갈기면 꾸역꾸역 몰려서 '내일도 기대되요~ 연참요 흑흑' 이 지랄하는데, 나는 시팔, 글을 눌러보지도 않아요.
이정도면 숙명 아닙니까.
글투가 문제라구요? 연재사이트에선 이런 투로 안씁니다. 게다가, 일단 눌러는 보고 판단해야 할 것 아닙니까.

숙명입니다.

지하철에서 누군가 요행을 벌이면 눈길이 가죠?

지하철에서 바닥에 디비져 누워도 쳐다도 안봅니다. 레알, 과장 아니구요. 뭐랄까, 인생이 트루먼 쇼같아요. 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무시하며 괴롭히기 위해 세상이 프로그램된 느낌이 듭니다. 댁들, 혹시 프로그램에 지령 받은 거 있지 않습니까?

숙명입니다 숙명.

또 하나 알려드릴까요?
마트 가잖아요, 아니면 물건 살때 계산대든 어디든 면상 나란히 할때 말입니다. 아무 말도 안했는데도 죄다 썩은 표정 짓습니다. 앞사람한테는 어서오세요 하며 몇 마디 의례적으로 친절히 건넨 말도 나한텐 안 던집니다. 게다가 시팔, 길거리에서 물티슈나눠주잖아요, 다들 주고 나한테는 안 줬을때 정말 충격 많이 받았습니다. 한 번이 아닙니다. 거짓말 같아요?!

솔직히 많이 참았습니다. 머리에 전류가 흐르네요.
사람이, 보편이라는 범주에서 일탈하면 그 소외감으로 범죄로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지금, 겉잡을 수 없는 흥분과 충동감으로 증명하겠습니다.

나는 무시당하는게 숙명이지마는, 여러분, 사람 대하는 일 생기면 좀 무시하지 마세요.











IP : 218.154.68.21
답변내용 :
세상에 제일 참기 힘든 것 중의 하나는
누군가에게 무시당하는 것 아닐까요?
무시는 한 마디로 ‘존재감 없음’입니다.

님.
힘든 경우를 많이 당하셨네요.
그때마다 어처구니없고, 화가 나고...
같은 처지라면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하도 여러 차례 당하니까
이제는 숙명이 아닌가 생각하시는군요.

숙명, 운명 이런 단어는 삶을 바라보는 시선 아닐까요?
저는 숙명이라는 말보다
‘인간 의지’라는 말을 더 좋아합니다.
숙명이라면 어떤 사람이 살아갈 시나리오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말 같아서 선뜻 동의하고 싶지 않습니다.

님.
오래 전에 읽은 일본 사무라이 이야기가 생각합니다.
이 사람은 칼솜씨가 누구보다 뛰어나지만
칼부림이 싫어 사무라이가 아닌 척합니다.
그런데 밖에 나가기만 하면 누군가 꼭 시비를 걸어서
칼싸움을 하게 만듭니다.
사람이 많은데도 꼭 그 사람을 찍어서 시비를 거는 겁니다.

이 사람은 고민했습니다.
“왜 그럴까?”
귀족처럼 옷을 깨끗하게 입어도 그렇고,
때로는 바보처럼 굴거나 별짓을 다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가 이 사람은 오랜 방랑 끝에 깨달았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눈빛이라는 것을.
이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너무 의식했는데
그게 눈빛에 반영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오래된 기억이라 소설인지, 실화인지 모르겠습니다.
님의 고통스러워하는 글을 읽다가
문득 생각나서 적어보았습니다.

님.
어쩌면 우리는 ‘시선’ 속에서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세상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비록 세상이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나는 세상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겁니다.
내 마음이 바뀌면 세상 보는 눈도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곧 봄입니다.
님의 마음에, 님의 삶에
환한 봄꽃이 가득 피어나기를 기원합니다.

참, 님은 개망나니가 아닙니다.
생명이 있는, 참으로 귀한 존재입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상담원 ‘옹기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