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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다 관두고 싶어요
작성자 : ㅇㅇ
작성일 : 2017-03-15 오전 9:04:36
상담분류 : 기타상담 조회 : 214
다 그만두고 그만 떠나고 싶네요
IP : 115.91.178.54
답변내용 :
님.
저희 상담원들은 답신을 쓸 때
언제나 최선을 다 합니다만
그러면서도 각자 더 관심을 두는 것이 있습니다.

제 경우 내담자가 글을 쓴 시각을 눈 여겨 봅니다.
상담 글이 짧아서 상담원이 숙고할 ‘자료’가 극히 적을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여기에서 일단 답신 쓰기를 멈춥니다.
개인 일을 하면서 몇 시간 째 님의 심정이 되려고 애써봅니다.

님이 글을 적은 아침 9시면
출근하는 사람들의 번잡함이 끝나고
집에는 고요함이 깃들기 시작합니다.
어린 자녀가 있으면 다르기도 하지만.

이런 시간에 세상을 그만 두려는 분의 심정은 어떨까...
그것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그 슬프고 답답함을 나름대로 짐작해봅니다.
상황의 팩트가 아니라 님의 심정 말입니다.)

님.
혼자 점심을 먹다가 도중에 숟가락을 내려놓습니다.
대신, 님을 위해 기도합니다.
님에게 위로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님.
때로 우리는 삶의 의미를 제대로 모르고 삽니다.
어떤 날은 습관적으로 시간을 흘려보냅니다.
그런데 그것도 ‘삶’입니다.
매일 매일, 매 시간이 행복하고, 뜨거운 삶일 수는 없습니다.
멍하게 보내는 시간도 삶의 일부입니다.
그렇게 멍 때린 시간이 때로는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지금 힘들고 의욕이 없다고 해서
그것이 곧 의미 없는 삶은 아닐 겁니다.

님.
‘오픈(openness)해야 깨진다(brokenness)’는 말이 있습니다.
내 마음을 누군가에게 열어 보이면
그 아픔이 깨지기 시작합니다.
openness는 ‘솔직’ 이라는 뜻도 있으며
brokenness는 ‘끝장나다’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이곳은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오픈하는 장소입니다.
“내 아픔은 이거다”
“정말 못 견디게 아파서 죽고 싶다”고
여기에서 소리 지르십시오.
솔직하게 내 속에 있는 것들을
다 끄집어내어 외칠 때
비로소 아픔이 끝장납니다.

저희 상담원은 그 외침을 가볍게 듣지 않습니다.
‘이 세상의 무게’로 듣습니다.
가장 아픈 고통의 무게로 들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님.
님은 혼자가 아닙니다.
저희 상담원들이 있습니다.
저희들이 모든 고민을 다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어려울 함께 하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고민을 나누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님.
저 넓은 하늘에도 오솔길이 있답니다.
좁은 길을 버리고 넓은 길로 나와
우리와 함께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님에게 사랑의 손길을 내밉니다.

상담원 ‘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