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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학업, 가족, 도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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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허예성 | 작성일2025-03-09 조회414 |
저는 지금 학생입니다.
사는게 힘들기는 한데, 엄청 힘든거 같기도 하고, 어떨때는 모두 잊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서로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제 기억속 가정싸움의 첫 장면이 현관에서 저와 아버지를 향해 옷걸이를 던지는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저희는 집을 나와 버스를 탔습니다. 중간에 내려서 저희 아버지가 음료수를 사줬고요. 그리고 몇시간 후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저는 무서웠지만, 그렇게까지 슬프진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불화와 공적인 일 때문에 아버지는 떨어져 회사와 가까이 거주하고, 어머니는 저와 같이 2명이서 삽니다. 초등학교 고학년때, 저는 성인물을 접했습니다. 어찌된진 모르겠는데, 그때 당시 엄청 맞았고, 지금까지도 5년정도 성인물때문에 맞습니다. 한번 심하게 맞았던 적은 중학교 1학년 쯤인데, 안방에 들어가서 무선 청소기의 헤드를 뗀 부분으로 기절할때까지 맞았습니다. 온몸에 피멍이 들었고, 아직까지 기억이 납니다. 그 후로는 그렇게까지 맞진 않았는데, 항상 아프고 슬펐습니다. 중1때 휴대폰이 처음 생겼는데, 압수당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공용 기기를 (빌려)훔쳐서 집에서 두다가 언제 되돌려 놓을지 모르던걸, 결국 들켜서 반납했습니다. 이런 일도 3번 정도 일어났네요. 항상 혼날때 어머님의 말을 들으면 너무 슬픕니다. 왜 태어났는지, 거머리처럼 돈을 빨아먹는지, 게다가 눈을 그냥 뜨고 있는데 변태같이 뜬다, 맞고있는데 입꼬리가 웃는거 같다고 더 때리기도 했습니다. 저도 제 문제를 알고 있습니다. 나태하고, 미루고. 심지어 작은 메모지에 심한 어머님 욕을 써놓았다가 들킨 적도 있습니다. 근데 맞으면 맞을 수록 이 생활이 너무 힘들고,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어머니를 이해하려 해봤으나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추억도 있지만, 안좋은 기억이 훨씬 많습니다. 소음때문에 경찰이 집에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후원자이자 '가족'인 어머니를 위해 맞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두려웠습니다 제 어머니가 저를 보고 소리치는 모습. 결국은 다시 와서 보복이 남을거라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저는 제 어머니를 사랑할 수 없습니다. 중학교때는 완벽하지 못한 점수를 받으면 항상 두려웠습니다. 항상 100점을 강요하고, 80점대와 70점때는 거의 지옥이었습니다. 남들과 비슷하게 학원 다니고, 더 좋은 점수를 받은적이 많은데 왜 저한테 그렇게 바라는게 많은지. 중학교때부터 어머니는 무조건 일반고는 안되고 과학고, 그리고 내신점수가 높은 기숙사 고등학교를 세뇌시키듯이 말했습니다. 겨우 턱걸이로 기숙사를 중간에 들어갈 수 있는 학교에 입학했고, 더욱더 막막해집니다 시험은 더 어려워지고, 공부는 실력이 점차 안늘어서 게임이나 영화 TV, 인스타등으로 제 정신을 도피하기 바쁩니다. 저도 제 자신을 잘 오해합니다. 입학만 해서 엄청 열심히 하면 인서울을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요. 하지만 저는 끈기도 없고 특출난것도 딱히 없습니다. 어머님께 맞고 난후나 욕을 들은 후에는 너무 힘들어서 도피하게 됩니다. 미루고, 모든걸 잊고 살아가고 싶어져요. 사람이 영원히 행복할 수 없다는걸 아는데 자꾸 행복을 이어가고 싶어져요. 겉으로 보기엔 풍족해 보일 수도 있는데 마음속은 항상 어디론가 떨어지고 나락으로 가고 있어요 한없이 우울해지고 가끔은 자해를 생각해보고 자살도 생각해보지만 결국은 한번도 해본적은 없어요 제가 들고 있는 모든걸 포기하고 싶은데 길을 모르기도 하고 정작 포기하기 두려워집니다. 머리랑 팔이 따로 노는 느낌입니다. 저는 꿈이 있습니다. 이루고 싶은데 '이게 꼭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듦니다 제 유토피아는 원룸에 자취하며 고양이를 키우고 회사에 다니는 모습입니다. 정확히는 돈을 버는 모습입니다. 더이상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제 앞길에는 학업만 남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도피에서 벗어나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질 수 있을까요 횡설수설 썼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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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내용
허예성님
사이가 좋지 않은 아버지와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와는 떨어져 어머니와 둘이서 살고 있는 님 어머니께서는 남편에게 충족되지 않은 감정의 결핍으로 인해 님에게 성인물을 보는 것에 대한 더 심한 질책과 보상심리로 지나친 기대를 하는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러자니 님은 매일매일이 힘드시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물을 본다고 어미니로부터 야단과 질책을 늘 받아서 미움과 죄책감이 동시에 드는 이중감정으로 말미암아 예성님께서는 심리적으로 안정되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성인물에 집착하는 것은 심신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성장기의 한때의 감정일 수도 있습니다. 그 에너지를 쏟을 분야를 찾아야 하는 것이 숙제이긴 합니다. 아직은 어머니의 경제적인 후원이 필요한 동시에 정서적인 지지와 격려가 필요한 시기인데 지나치게 높은 기대로 온몸이 무거운 반면 결과는 기대만큼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예성님은 차라리 현실로부터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성인물로 도피하게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님이 느끼는 부담감과 미안함, 자책이 얼마나 클지 짐작이 갑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학업뿐인데 큰 기대에 비해 결과는 기대만큼 뒤따르지 않고 심리적으로는 위축되어 도피하고 싶은 심정이 큰 반면 남들처럼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하여 경제적인 독립과 심리적인 자립을 이루고 싶은 평범하다면 평범한 꿈을 지닌 님. 님이 원하는 원만하고 평범한 일상과 인간관계를 이어가고 싶다면 어머니를 위해서 공부하지 말고 님의 꿈을 위해서 님이 할 수 있는 만큼은 애를 쓰셔야 합니다.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후원자에게는 후원을 받을 정도의 노력은 보이셔야 합니다. 사람들이 평범해 보이는 삶을 누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비범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클 때 시간을 내어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곁들이면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끈기도 없고 특출하지 않다고 했는데 자신의 상황을 이렇게 잘 서술하고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님이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만큼 현명함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도피하고 싶은 예너지를 님이 자립을 원하는 길을 찾는데 쏟아부으면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길 위에 서 있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상담원 저녁언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