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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신체)건강망가진지 좀 됐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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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사람 | 작성일2025-03-16 조회366 |
좀 오래 됐습니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뭐,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난한 집, 매일 싸우는 부모, 바람피는 부모, 나를 패는 형. 눈치보면서 꾹 참고 살았던 나. 정신병 걸리기 정말 좋은 환경이죠. 온수도 안나오는 욕실, 화장실이 밖에 있는 집. 핸드폰도 못사주는 형편. 몸에 멍이 10개 이하로 내려간 적 없던 내 몸. 바람피는 부모. 눈치없는 애비. 왕따에 가까운 학창시절. 몸에 화가 너무 쌓여있어요. | |
답변내용
길지 않은 사연을 읽으면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한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똑같은 방식으로 행복하고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불행하다. 행복은 한 가지인데, 불행은 여러 모습으로 찾아온다.” 27세의 대한민국 남자에게 찾아온 불행이 참으로 여러 모습을 하고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어떻게 이리 안 좋은 것들이 겹쳤는지 안타깝습니다. 그렇기는 해도, 아픈 가슴에 화가 잔뜩 쌓인 몸을 이끌고 오늘 여기까지 버텨오시느라 정말 수고하셨다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불행은 스스로 자초한 것도 있으나 때로는 님의 경우처럼 거의 숙명처럼 찾아오는 것도 있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무조건 참아야 하는지 정답을 찾아내기 어렵기만 합니다. 가족은 사랑을 나누는 관계여야 하는데 사랑은 고사하고 증오의 대상이 될 때 우리가 취할 선택지는 적어집니다. 혈연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을 때는 더욱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님은 이제 성인입니다.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가족의 영향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으며, 그래야 합니다. 가족의 안 좋은 영향을 벗어나기 위해 그들을 뒤로 하는 것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기적이고 타산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나를 보호하고, 내가 온전히 선 후에 다른 가족을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많은 상처를 준 지난 세월을 잊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거기에 매여 있어서도 곤란합니다. 상처를 안고, 상처를 딛고 일어서야 합니다. 지금껏 어려운 환경을 견뎌온 님을 보면 누구보다 강한 의지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 의지로 나가야 합니다. 강한 의지로 새로운 생활, 자기만의 삶을 일궈 나가야 합니다.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만 세상에 쉬운 일은 없습니다. 하나하나가 다 어려운 일이며, 님처럼 어려운 경험을 겪은 분은 더 힘든 일일 겁니다. 어려서부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어려움이 걸림돌이 되어 주저앉지만 또 어떤 사람은 그 어려움을 디딤돌 삼아 멋진 삶을 이뤄냅니다. 님이 후자와 같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님처럼 의지가 강한 사람은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또,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평생 아프게 살 수만은 없습니다. 날씨마저 수상해서 춘삼월에 눈이 옵니다. 봄추위가 제법 드셉니다. 그래도 봄은 옵니다. 봄꽃은 반드시 피어납니다. 추위를 이겨내고 님의 삶에도 봄꽃이 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님은 할 수 있습니다. 상담원 요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