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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신체)건강죄송합니다만 푸념 좀 들어주실 수 있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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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선빈 | 작성일2020-10-06 조회8136 |
저는 절 잘 압니다. 제가 처해있는 상황, 제 의지, 제 강하고 약함을 아는데 그래도 힘들어서 누군가에게 말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받고 싶어서 넋두리를 늘어놓습니다.
참 귀찮으실 수 도 있고, 남들보다 중한 사항이 아니지만 그래도 제가 이기적으로 편해지고자 글을 써봅니다. 여러가지 복합적인 문제가 많아 제 일대기를 써보려합니다. 너무 길거든요.그래서 각 챕터마다 마지막에 요약을 하겠습니다. 답변 안해 주셔도 되요. 저는 빠른 98년생 남성이고 나이는 23살, 고등학교 졸업 한 지 5년 째 입니다. 초,중학교 시절엔 나름 머리가 좋다는 말을 듣고 집안에서 기대가 있었는데요. 제가 의지박약인지 주제파악을 못 한 자만인지 고등학교 때 목표를 높게 잡고 2016년, 대학 진학에 실패했습니다. (대학진학 실패함) 저는 그때까지도 분수를 모르고 1년 더 공부해보겠다고 했는데. 놀았습니다 그냥. 미쳤죠. 그 당시엔 변명거리지만 대학의 중요성, 하고싶은 일과 대학과의 연관성,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정도를 몰랐고 주변에서 알려주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목표의식이 명확하게 없으니 지루한 공부를 하는 의미를 못 찾아 시간만 허비했죠. 그런데 뭐라도 하려면 대학을 가야한다, 그리고 학벌에 대한 저의 열등감 때문인지 한번 더 수험준비를 하려했는데 부모님이 집에서 공부하는거 보기싫다고 전문대 가서 한번 학교 다녀보고 휴학을 한뒤 수능을 준비해봐라. 해서 학교를 갔는데 저하고 정말 안 맞는 학과 인겁니다. 거기다 학교생활을 하다가 휴학을 하고 6,7월 달에 준비를 하니 수능준비가 안되더라구요. 결국 1년 또 날렸습니다. (계속 수능을 치는데 시간 날리고 놈) 그 다음 해 2018년 5월 군 입대를 했습니다. 아무런 목표도 꿈도 없이 일단 의무부터 하자라는 생각으로 군대에 가서 20년 1월에 전역했습니다. 그 때에도 다시 좋은 대학 을가려고,4년제 학사를 따고 싶어서 수능을 준비하려 했으나 코로나로 인한 아버지의 무급휴직, 교재 살 돈, 집에 보태줄 돈 등이 필요해 5월까진 일만 계속 했습니다. 그러다 6월 말에 독서실 총무 아르바이트를 하고 첫 월급으로 수능교재를 샀는데요. 군대 갔다오고 고등학교 수능공부를 2~3년 손에서 놓았는데 6월부터 하려니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겁니다. 저도 공부하면서 많이 의구심이 들었어요. 남들은 3년동안 기초부터 열심히 배워서 치는건데 난 노베이스로 머리가 백지인 상태로 6개월만 준비해서 본다? 승산이 전혀 없는 요행을 바라는거다 라고 생각이 들고 독서실 총무를 하다보니 주변에 공무원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전부 공무원을 권하는 겁니다. 제 상황 속에서 공무원이 정답인데 대학과 공무원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공부를 제대로 못 하다가 8월 달에 드디어 제 적성과 흥미를 찾았어요. 그래서 그 분야로 대학을 진학해서 전문적으로 전공지식을 배우고 진출하고 싶은데 그러기엔 수능을 준비하는데 너무 늦었더라고요. 누구는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시작할 때라는데 산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더라구요. (올해 8월에 공부 정신차렸는데 늦었다) 어머니는 제가 대학 충분히 갈 줄 알고 기대하시고 아버지는 사이가 안 좋은데 제가 공무원 준비하시는 줄 알아요. 아버지는 상관없는데 어머니가 많이 실망하실꺼예요. 저는 솔직히 여건만 된다면 내년엔 기숙학원에 들어가 빡세게 할 자신이 있는데 가정형편이 안됩니다. 그리고 주변 친구들은 24살, 25살에 대학3학년이거나 취업을 준비하는데 저는 아직 시작도 못하고 수능준비죠.. (더 도전하고 싶은데 현실과 주변과의 비교에 절망감을 느낍니다) 또 집안환경이 좋은 것도 아닙니다. 저보다 안 좋은 사람은 많겠지만 지방에 작은 도시에 지금까지 월세 아닌 적이 없고요. 방도 작은 방 단 두칸에 주방하나 딸린 노후화된 주택에 삽니다. 아버지가 저 어릴 때 가정폭력 몇차례가 있었고요. 어머니와 형, 그리고 저는 아직도 아버지가 무섭습니다. 형은 고3때 두드려맞아서 쫓겨나서 혼자 살고 있고요. 그렇다고 매일같이 패는건 아니예요. 그냥 서로 감정이 안 좋다가 한번 폭발하면 그때 상황이 안 좋게 가죠. (가정폭력 전과와 가정불화) 아버지는 벌이가 적어서 모아둔 돈도 없고 어머니의 벌이는 생활비+대출금+혼자사는 형밑으로 돈이 들어갑니다. 저희 집 재산이라곤 빚 밖에 없어요. 그 와중에 저는 도박을 합니다. 미쳤어요 제가. 고등학교 시절 우연히 알게 되어 몇번 이득을 보니 그나마 지갑사정에 숨통이 트이고 그 맛을 알아버리니 지금도 돈이 필요하면 계속 도박을 합니다. 욕하셔도 되요. 저도 미친짓인거 아는데 그나마 현재 상황에서 돈을 모을순 없고 한탕을 노리는거 밖에 탈출구가 없는거같아서요. (집안 가계상황이 안좋은에 전 도박까지) 그래도 부모님껜 미안해서 군대 갔다온 후는 용돈도 안 받고 제가 알바비로 생활을 다 하고있습니다. 칭찬할거리도 아닌데 집안사정이 안 좋으니까 최대한 부담 안주려는데 글을 작성하는 밤(10/5) 어머니가 돈이 필요한 곳이 있다고 10만원있냐고 물어보시는데 못 드렸네요. 정말 죽을꺼같습니다. 저라는 새끼는 그 10만원이 없어서, 어머니도 오죽했으면 아들한테 돈 얘길 꺼냈겠습니까 진짜 힘들게 얘기하셨을텐데 저는 알바도 하고 추석 명절로 돈을 20만원 받았는데 도박하고, 필요한데 쓰고 한다고 남은 돈도 없이 어머니한테 돈도 못드렸어요. 어디서 생명보험은 가입하고 2년 뒤 자살하면 보험금이 지급된대요. 아는 형님이 보험 쪽 일을 해서 넌지시 물어봤는데 무직자는 가입이 힘들다하고 보험금 지급도 무조건적인게 아니라네요.제가 죽으면 이기적인 행동이겠지만 그래도 효도는 할 수 있을텐데. 거기다 전 죽을 용기도 없어요 사실. 매일같이 독서실 옥상에서 밑을 바라봐도, 횡단보도에서 오가는 차를 봐도 죽을 용기는 안나더라고요 죽고는 싶은데. 당장 죽어도 뭐가 부모님께 도움되는게 없으니. 제 좌우명이 있거든요. 내 죽음이 내 삶보다 가치있기를. 영화 조커에서 나온거예요. 전 제가 이렇게 가치없이 살바에 죽음으로써 다른사람이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인거 같아요. 저는 크게 미련없거든요 이런 삶. 목표를 찾았는데 너무 늦어버렸고, 꿈을 좇아가자니 현실적인 경제상황이 안 되고. 그렇다고 이제와서 현실적으로 살자니 너무 시간이 아깝고. 머릿속이 챗바퀴같아요. 사람들이 스트레스받으면 머리아프다 머리아프다 하잖아요? 저는 아무리 집안환경이 안 좋아도 그걸 못 느꼈는데 최근 들어서 이틀에 한번 꼴로 계속 편두통이 오네요. 그래서 이 글을 작성하기 전에 스스로 목을 졸랐어요 더는 의미가 없고 죽음이 훨씬 좋은 선택이다 싶어서요. 근데 병신같이 시야가 뿌얘지더니 제 목을 조르는 제 손에 힘이 스르륵 풀리더라구요.. 의지박약이죠 이것도. 잘못 된걸 아는데도 계속 같은 상황이고 죽고 싶은데도 죽지 못하고 계속 챗바퀴 속이고 우울해지는데 안 그래도 힘든 저희 어머니 제가 사는 낙인거 같아요. 전 눈감고 잘 때 빼고는 하루종일 힘들고 비관적인데 어머니한텐 제가 낙이니까 독서실 끝나고 집 들어갈 땐 항상 입꼬리를 올리거든요. 제가 또 인상이 좋다, 착하다 그런 평판을 자주 들어요. 또 제 성격 상 남한테 피해주기 싫고 짐을 얹어주기 싫어서 힘들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못해고 항상 문제없다는 식으로 얘기해요. 근데 너무 힘들어요 이젠. 저도 제가 잘못된걸 아는데 벗어나지 못하고 힘든데 안 힘들다고 행동하려니까 제 정신이 이상한거같아요. 그래서 정신과를 생각 중인데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보험 가입이 힘들다더라구요. 특히 생명보험(종신보험). 제가 어떤 선택을 할 지 모르는데.. 그래서 기록이 안 남게 비보험 처리로 진료를 받으면 1만원할 진료비가 10만원이 되죠 참 ㅋㅋㅋㅋㅋ 돈 때문에 꿈도 못 잡고 돈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그 치료를 받으려면 결국 또 돈이 있어야 되잖아요 참 아이러닉한 세상입니다. 돈이 있어야 정보를 잡고 그 정보가 있어야 진로를 제대로 잡고 그러면 성공해서 돈을 벌고~ 돈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이죠 도전조차도 돈이 있어야 하는 상황인데. 저도 제가 당장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요. 일단 어머니가 기대하시고 저도 하고싶은게 있어서 수능치는데 사실 대학 붙을 확률이 5%도 안 된다 봐요. 그래도 저는 내일 또 독서실에 가서 자리에 앉겠죠. 돈 걱정 미래걱정 하면서. 그리고 또 우울해져서 괴리감에 빠져 하루를 보내겠죠. 이 생활이 언제까지 갈 지 모르겠습니다. 수능 날이 제 사형일 같아요. 그냥 대학진학 실패로 끝나는 정도가 아니라 인생의 모든 것이 정해져있는 느낌?. "혹시 모른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가져라." 아니요.사람들은 어느정도 확신이 서면 직감이 오잖아요. 지금 단두대에 머리를 집어넣고 수능날이 되면 칼날이 내려올꺼같아요. 근데 저는 그날 실패할꺼를 알고 있습니다. 그 날에 좌절감을 다 느낄 지 그전에 모든걸 포기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약의 힘으로 간단하게 다 끝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왜 그게 불법일까요.. 정신도 건강의 일부인데 건강하지 못하고 하루하루 버티면서 지옥에서 사는 사람한텐 그게 구원인데.. 그냥 넋두립니다. 혹시라도 저를 특정하거나 추적해서 기관에 연락 하실 수 있다면 하지말아주세요. 저는 건강하고 애교많은 아들입니다 저희 어머니한텐. 걱정끼치고 마음 아프게 하기싫어요. 흘러가는 지나가는 먼지로 생각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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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내용
선빈님, 긴 사연을 편안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님의 아픈 사연을 편안하게 읽었다고 해서. 하지만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여기에 올린 주소는 추적하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곳은 그저 마음 아픈 자와 그와 손잡고 싶은 자가 만나는 작고 따뜻한 광장 정도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선빈님의 글에 대해 뭐라 답신을 쓰는 것보다 시 한 편을 읽어드리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울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신경림 시인 <갈대> 전문 갈대는 자신이 흔들리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빈님도 자신을 잘 안다고 하셨습니다. 처해있는 상황, 의지, 자신의 강하고 약함. 사실 이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이런 것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우리는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의 괴리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는 것만큼 행하지 않는 것, 이것이 현대인의 병폐가 아닐까 합니다. 갈대는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잘 알았습니다. 마지막 구절 ‘몰랐다’는 ‘알았다’보다 더 큰 반어법적 표현입니다. 선빈님도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행하지 못하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하고 못하고를 따지자고 시를 읽은 건 아닙니다. 이 시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존재를 알고 난 후의 ‘몸부림’ 아닐까 합니다. 선빈님은 어쩌면 조용히 흐느끼고 있는 갈대입니다. 그런 존재입니다. 흐느끼는 것은 지금의 모습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강렬한 욕구입니다. 인간의 위대함은 자기 성찰입니다. 어느 동물이나 식물도 자기 성찰을 하지 못합니다. 자기 성찰을 하기는 인간은 흐느끼고 비애를 느낍니다. 선빈의 힘든 마음 역시 자기 성찰로 읽고 싶습니다. 선빈님. 미래에 대해 터무니없이 낙관적인 생각을 갖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비관만 하지는 맙시다. 자기의 장점과 단점을 안다면 장점을 바탕으로 단점을 조금씩 고쳐나가는 것만으로도 누구보다 알찬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미세 먼지가 거의 없습니다. 선빈님의 가슴에도 미세먼지 같은 안개가 걷혀지고 따뜻한 그 무엇으로 가득 채워져, 편두통이 사라지기를 소망합니다. 선빈님은 먼지 같은 존재가 아니라 당당한 ‘인간’임을 잊지 마세요. 상담원 별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