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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진로)글을 쓰는게 싫어져 죽고싶습니다
작성자009 작성일2021-01-20 조회226
문예창작과 지망생입니다.
제목 그대로 더 이상 글을 쓰는게 싫어져 죽고싶습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입시탓에 부담이 생깁니다.
나는 나름 열심히 하는데 주변에서 늘 압박을 일삼아 죽고싶습니다. 늦게 시작한 입시에 불안한 마음과 고등학교 내내 만성적으로 앓고있는 우울증 탓에 죽고싶습니다. 값비싼 학원비로 매일 엄마와 다투기도 질리고 제 얼굴만 보면 폭언을 내뱉는 아빠란 사람도 보기싫습니다. 자해도 그만하고싶고 우는것도 힘듭니다. 인간관계도 너무 어렵고 평범한 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어렵습니다. 공황장애 탓에 늘 마음이 불안하고 속이 답답해요. 사람이 싫고 사람이 느끼는 감정도 싫어요. 진심으로 죽고싶습니다.
답변내용 문예창작과를 목표로 삼고 공부하는 중인데
늦게 시작했다는 불안감,
고교 내내 앓고 있는 우울증 탓에 몹시 힘이 드는가 봅니다.
거기다가 학원비 때문에 엄마와 다투고
아빠 역시 도움을 주기보다 폭언만 일삼습니다.

인간관계도 어렵고, 평범한 대화를 나누기도 어려워서
삶의 의욕, 미래에 대한 비전을 상실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출구가 안 보인다고
수시로 울거나 자해를 하는 것 같은데
그런다고 출구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원망과 좌절감만 더해갑니다.

우는 건 나쁘지 않지만 자해는 곤란합니다.
자해는 자신을 향한 심한 공격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엄마나 아빠의 ‘공격’에 지쳤는데
님마저 자신을 공격하면
님의 정신과 육체는 안전하게 피할 곳이 없어집니다.
다른 사람의 공격이 심할수록 자신을 보호해주어야 합니다.

님.
문창과를 지망한다면 작가를 꿈꾸고 있는 건가요?
무엇이든지 억지로 하면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결국엔 지겨워집니다.
이럴 때는 글쓰기를 잠시 멈추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글쓰기는 기계적인 생산이 아닙니다.
정신적인 노동입니다.
피곤하고 지친 영혼에서는 좋은 글이 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적지 않는 작가들이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아픔을 작품으로 승화시킬 때 감동의 작품이 나옵니다.
그러니 님에게 지금의 아픔을 참으라고 하지는 않겠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내적 감수성으로 녹여서
글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세상은 넓고 다양합니다.
입시 공부하는 것만 해도 힘들어서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릴 여유가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시선을 가정 안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그것을 뛰어넘어 호기심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노벨 문학상을 받은 가즈오 이시구로는
항상 다음과 같은 생각을 잊지 않았답니다.
- 자신이 무엇을 쓰고 있는지.
- 어디만큼 와 있는지.
- 기꺼이 ‘저 너머로’ 가려는 의도가 있는지.

저는 흉내를 내서 이렇게 해보았습니다.
- 말할 가치가 있는지.
- 분명하게 말했는지.
- 아름답게 말했는지.

님 역시 이렇게 나름의 규칙을 정해보는 것도
글쓰기에, 앞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늘 건강한 가운데
입시에서나 다른 모든 일에서 원하는 결과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상담원 옛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