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소개 - 한국생명의전화

사이버상담

공개상담 상세페이지
정신(신체)건강미래가 안보이고 왜 사는지 모르겠네요
작성자왜살지 작성일2021-01-24 조회223
안녕하세요 올해 20살이 된 학생입니다
딱히 제 외부 환경에 문제가 있진 않았는데
(가끔 잔소리를 인신공격으로 하는 엄마나 다혈질 아빠? 이정도는 다들 있잖아요) 중학생때부터 맨날 삶이 단조롭고 재미없다고 느껴왔습니다.. 부모님이 기분에 따라 말씀하실 때가 있어서 장난으로 생각한 자기비하(다 내잘못이다)가 지금까지 이어진건지ㅋㅋ 중2병이라 생각하고 무시해왔네요. 고등학교 와서 참 치열하게 살았는데 결과가 만족스럽진 않네요. 특정 직업이 되리라 마음먹고 3년간 노력했고 관련 과까지 진학했는데 현실을 알면 알수록 하기가 싫고 여태까지 뭐했나 싶네요. 고2때 기분따라 행동하는 친구들. 선생님 덕분에 공황도 가끔 겪고(다 손절치니 없어짐) 우울의 강도가 심해짐을 느낍니다. 문제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좋은 학교 가고싶어서 많이 참았는데 제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된걸까요... 수능끝나고 코로나로 집밖에도 못나가니(형제가 기저질환이 있어서 많이 조심했어요) 진짜 죽을거같네요.
주변에 자살하셧던 분이 계셔서 그러면 안된다는거 잘 압니다. 제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 있었다면 좋겠어요. 정신과도 가보려고 했는데 부모님의 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무엇보다 돈도 없네요
자세도 안좋아서 지금 허리가 아픈데 병원비 생각하니 눈물 나네요..
알바도 안구해지고 그냥 태어난게 잘못 같네요
저 되게 꿈도 많고 그랬거든요. 돈때문에 다 포기하고 지금에서야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들을 돌아보는데 참 웃기네요. 20살이면 어린 나이인데 도전할 기회가 있다는건 돈 많은 사람이나 있죠.. 저한텐 없는거같네요... 아님 대학도 못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거라도 감사해야 하나요?ㅋㅋㅋㅋ
얼마전에 오랜만에 마트에 갔는데 즐겁게 웃는 사람들이 지나가면 날 보고 비웃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제정신 아닌건 알지만요
다 제가 선택해서 이렇게 된거같고 이렇게 망한거같아요ㅋㅋㅋㅋ 죽을 용기도 없고 기분이 묘하네요...
그나마 낙은 죽겠다고 하는 사람들 댓글에 응원해주고 죽지 않도록 다독여주는거에요 진짜 꼴사납게 자기나 잘할 것이지...
이런거 들어주시는 상담원분들도 힘드시겠죠... 화이팅하세요...ㅠ
근데 정말 저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하나 모르겠어요...
답변내용 “이 세상 어디가 숲인지, 어디가 늪인지
그 누구도 말해주는 사람 없네”
조용필의 ‘꿈’이라는 노래의 가사 일부입니다.

살아가면서 내가 가려는 곳이
숲인지, 늪인지만 그것을 알면 잘 살 것 같은데
그걸 알기도 힘들고, 말해 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미래가 안 보이고 왜 사는지 모르겠다’는 님의 말은
힘들게 걸어왔고, 지금도 그렇게 걷고 있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잔소리로 인신공격하는 엄마,
다혈질의 아빠.
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 정도’는 적지 않은 가정에서 볼 수 있습니다.

중학 때의 자기 비하와
고등학교 시절에 치열하게 공부했는데도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
‘이 정도’ 역시 많은 친구들이 경험합니다.

문제는 지금의 현실 같습니다.
정신적으로 뭔가 안정되지 않아
정신의학과에 가고 싶어도 주위의 시선과 돈이 문제가 되고
아픈 허리를 치료하고 싶어도 돈이 앞을 막습니다.

맘에 안 드는 사람들을 손절치고
코로나로 집에만 갇혀 있으니 마음은 더 답답해지고
왜 사나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은 어느 면 당연해 보입니다.

이런 경우 스무 살의 젊음이 더 버겁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차라리 오래 전에 은퇴한 노년이라면 포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젊음은 뭔가 해야 된다는 부담감을 줍니다.

마트에서 본, 밝게 웃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만 행복하다는 생각에 좌절감이 올 수도 있고요.

님,
건너편의 들판이 더 푸르러 보이지만
그것을 수확하려면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돈이 있어야 돌아가는 세상이라지만
그것 없이도 얼마든지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젊음이 좋은 것은 무모함이 있기 때문입니다.
잘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잘 사는 것은 맑은 날에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인생에서 가장 큰 재난은
한 번도 어려움을 당하지 않은 것 아닐까요.
인생의 뙤약볕에 타보고
삶의 비에 흠뻑 젖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이 님을 더 강건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폭풍우를 여러 차례 경험한 선원이
호수 같은 바다만 항해한 선원보다 유능한 것처럼 말입니다.

태양을 따라 움직이는 꽃은
구름이 잔뜩 낀 날에도
구름 뒤의 태양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움직인다고 합니다.
학과나 돈을 먼저 생각하지 말고
오랫동안 꿈을 향해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걸음을 내디딜 때, 늪은 숲이 될 수 있습니다.

님, 지금 필요한 것은 행동입니다.

상담원 소금기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