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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잇는 이야기] 생명을 지키는 영웅, 이창준 기부자를 만나다
작성자생명의전화 작성일2020-03-10 조회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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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미소의 이창준 기부자

생명을 지키는 영웅, 이창준 기부자를 만나다

 

 평생의 꿈이 119 구조대원이었던 사람. 그 꿈을 결국 이룬 사람.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떤 위험에도 가장 먼저 뛰어드는 사람. 밤낮없이 국민을 지키면서도 쉬는 날에도 구조 현장에 필요한 운동을 하는 사람. 생명존중을 실천하기 위한 자살예방캠페인 ‘생명사랑 밤길걷기’에 8년 연속 참가해 528km를 걸은 사람. ‘영웅’이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해보이지 않는 ‘이창준 기부자’를 만나봤습니다. 

 

어떤 계기로 소방관을 꿈꾸게 되셨나요? 

 아홉 살 때 소방관이던 아버지가 첫 화재출동을 다녀오신 날이었습니다. 가족들에게 “난 괜찮다”며 애써 웃어보이던 아버지가 “화재 현장에서 쓰러져있는 사람을 발견하고 가까스로 건물 밖으로 끌고 나와 보니 이미 숨져있더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떨리던 손끝이 기억납니다. 그날 구해낸 많은 사람들보다 놓친 하나의 생명에 가슴 아파하시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순간부터 단 한 번도 변하지 않고 ‘119 구조대원’을 꿈꿨습니다. 

 

119 구조대원으로 활동하는 모습

 

쉬는 날은 주로 무엇을 하며 보내시나요?

 저희 구조대원들은 주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운동을 하며 쉬는 시간을 보냅니다. 등산, 클라이밍, 수영 등 구조 활동에 꼭 필요한 운동들을 평소에 해두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는 노인복지관, 유기동물보호소 등에서 봉사활동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한국생명의전화와의 첫 인연은 언제였나요? 

 8년 전, 긴 소방공무원 시험 준비기간 중이었습니다. 시험 준비에 지쳐 내가 잘할 수 있고, 남을 도울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체대 졸업, 특전사 출신이라는 경험을 살려 봉사활동을 찾던 중 36km라는 결코 짧지 않은 거리를 밤새워 걷는 캠페인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봉사활동으로 작년 ‘생명의전화를 돕는 만찬회’에서 ‘생명사랑 사회공헌상’까지 받게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 

 2013년부터 8년 동안 ‘생명사랑 밤길걷기’에서 페이스메이커로 활동했습니다. 캠페인 취지에 공감해 참여한 사람들을 이끌어 함께 걷는 역할이었습니다. 주로 가장 뒤에서 걸으면서 낙오되는 분들을 챙겨 적절한 의료, 차량지원을 하거나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도맡았습니다. 수많은 참가자들에게 자극을 받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30대 초반에 활동을 시작했는데 제가 벌써 마흔이 되었네요. (웃음)

 

사람사랑 생명사랑 밤길걷기_1009.jpg

 

한국생명의전화와 함께한 활동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가 참가한 첫 번째 밤길걷기의 마지막 주자였던 초등학생 형제가 생각납니다. 한 아이가 발에 물집이 생겼는지 절뚝거리며 걷는 동생을 부축해 피니시 라인을 향해 느리게 걸어왔습니다. 앙 다문 입과 꼭 잡은 손에서 결연한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그때 ‘아, 저 작은 아이들도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무언가 해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에게 부끄러움이 느껴졌습니다. 

 

 그 다음 해에는 장애가 있는 어린이 5명이 서로 가방을 뺏어 메며 힘겹게 걷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아이들도, 행사가 지연되는 것도 걱정이 되어 차로 이동하는 것을 권하려고 했을 때 뜻밖의 말을 들었습니다. “제발 끝까지 다 걸을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말이 ‘자신의 인생에서 꼭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고 싶은 것이 있다.’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마지막까지 아이들의 뒤를 지켜주면서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명사랑 밤길걷기’에 참여하면서 이창준 기부자에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참가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누구나 스스로의 문제를 극복하고 싶어 하고, 그만큼의 용기와 잠재력이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을 기억하며 소방관으로 일하며 만나는 어떤 요구조자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8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지켜본 ‘한국생명의전화’의 선하고 순수한 의지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올해부터는 정기기부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생명사랑 밤길걷기의 맨 뒤에서 묵묵히 걷는 이창준 기부자

 

한국생명의전화에 기부를 시작하면서 기대하는 우리 사회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119구조대원이 출동하는 곳은 이미 어떤 선을 넘은 상황입니다. 거의 매 근무마다 자살시도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분들이 선을 넘기 전에 생명의전화와 같은 적절한 도움이 있었다면 극단적인 상황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사고든 뒷수습보다는 예방이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기부나 캠페인 참여는 아주 작은 걸음이지만 우리들의 걸음이 모여 장기적으로는 아주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거라고, 해결방법이 전혀 없어 희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겁니다. 힘들다고 주변에 말해주세요. 혼자보다는 여러 사람이 고민해본다면 해결 방법이 있을 겁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자살시도자를 만나 수많은 사람을 살려냈으면서도 결국 구하지 못했던 어느 여학생의 이야기를 하며 고개를 숙인 이창준 기부자. 첫 출동에서 구하지 못한 한 사람 때문에 가슴아파했다던 그의 아버지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듯 했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해내기 위해 한국생명의전화의 상담원 교육도 받고 싶다며 의지를 보였습니다. 그는 올해도 생명사랑 밤길걷기의 가장 긴 코스, 가장 뒤에서 걸을 예정입니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함께하는 당신이 있어 참 든든합니다.